경계가 사라진 네트워크, 다층화되는 위협: 5G/6G 비지상 네트워크(NTN) 보안 재정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약 한 시간 앞둔 2022년 2월 24일 새벽 3시 2분(UTC), 유럽 상공의 KA-SAT 위성망을 이용하던 가입자 모뎀들이 대규모로 먹통이 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수천 가입자는 물론 유럽 전역의 수만 가입자가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었으며, 운영사인 비아샛(Viasat)은 시스템 복구를 위해 3만 대에 달하는 교체용 모뎀을 유통사에 급히 배송해야 했습니다[1]. 또한, 독일의 세계적인 육상 풍력 터빈 기업 에너콘(Enercon) 역시 해당 시간대 발생한 위성 통신 장애로 인해, 중부 유럽에 위치한 자사 풍력터빈 5,800기의 원격 감시 및 제어망이 일시에 마비되는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습니다[2].

사건의 실체는 흔히 떠올리는 ‘KA-SAT 위성 해킹’이라는 일차원적 프레임 너머에 있었습니다. 이 사건을 분석한 존스홉킨스대 연구진은 [그림 1]과 같이 공격 신호가 우주 세그먼트를 거쳤을 뿐, 우주 세그먼트 자체가 직접적인 표적은 아니었다고 설명합니다[3]. 이는 위성 통신 보안이 단지 위성 자체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지상 관리망과 게이트웨이, 사용자 단말에 이르는 ‘종단 간(End-to-End) 시스템 전체의 문제’임을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그림 1. KA-SAT 공격의 공개 분석을 단순화한 흐름[1][3]

위성 통신망은 우리의 눈에 띄지 않을 뿐, 이미 우리 삶의 핵심 인프라로 깊숙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위성 보안에 대해 논하기에 앞서 현재의 5G NTN과 연구 단계의 6G NTN 구조를 비교 설명한 뒤 사이버보안의 관점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구분해야 할 세 가지: 5G, 5G NTN, 6G

5G와 6G는 이동통신 시스템의 세대를 뜻하고, NTN(Non-Terrestrial Network)은 위성∙고고도 플랫폼 같은 비지상 노드를 이동통신망에 연결하는 방식을 의미하며, 상세 설명은 [표 1]과 같습니다.

표 1. 5G, 5G NTN, 6G NTN의 구분

용어설명상태
지상 5G단말이 지상 기지국을 거쳐 5G 코어망에 연결되는 일반적인 이동 통신 구조상용 운용 중
5G NTN5G 표준에 위성 또는 비지상 접속을 통합한 구조3GPP Release 17부터 표준화∙상용화 진행
6G NTN위성과 지상망을 더 긴말하게 통합하려는 차세대 연구 방향2026년 8월 기준 연구∙표준화 초기 단계

지상 5G의 기본 구조와 위성의 역할

일반적인 5G 이동통신망은 다음 세 요소로 단순화할 수 있습니다.

  • 단말(UE) : 스마트폰이나 IoT 기기처럼 사용자가 쓰는 장치
  • 무선 접속망(RAN) : 단말과 무선으로 연결되는 기지국(gNB)
  • 5G 코어망(5GC) : 인증, 이동성 관리, 정책∙과금, 외부 데이터망 연결을 담당하는 핵심 네트워크

[그림 2]와 같이 5G의 통신 흐름은 ‘단말 → 기지국 → 5G 코어망 → 인터넷(외부 데이터망)’으로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위성은 일반적인 지상 5G의 필수 구성요소가 아닙니다. 다만 기지국과 코어망 사이를 잇는 백홀(backhaul)*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 백홀 : 통신 네트워크에서 말단(사용자 단말, 기지국, Wi-Fi 공유기 등)에서 모아진 데이터를 최상위 기간망(Core Network / Internet)으로 보답·연결해 주는 중간 통신 회선

그림 2. 지상 5G의 기본 흐름

5G는 2019년 상용화를 시작한 뒤 빠르게 확산됐지만, 지상 기지국 중심의 망은 전력과 백홀 연결을 확보하기 어려운 바다∙산악∙사막∙재난 지역에서 경제성과 복원력의 한계를 보였습니다. 백홀은 광케이블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웨이브나 위성으로도 구현할 수 있습니다. 즉, 문제는 단순히 ‘유선망의 부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상 인프라를 구축하고 유지하는 데 드는 전체 비용과 제반 여건에 있습니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2025년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74%가 인터넷을 사용하지만, 여전히 약 22억 명은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도시 지역 인터넷 이용률은 85%인 반면 농촌 지역은 58%에 그칩니다[4]. 그래서 이러한 지상망의 한계들 가운데 특히 지리적 커버리지와 재난 시 연결 복원력을 보완할 수 있는 수단으로 비지상망(NTN)이 출현 및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5G NTN: 단말과 위성을 5G 표준 안에서 연결하다

전 세계 이동통신 기술 규격을 개발하는 3rd Generation Partnership Project (3GPP)는 2022년 Release 17에서 NTN을 처음 규범 규격에 포함했습니다. 큰 틀은 NR(New Radio) 기반 단말을 위한 NR-NTN과, NB-IoT∙eMTC* 계열 저전력 기기를 위한 IoT-NTN으로 나뉩니다[5].
* NB-IoT(Narrowband Internet of Things) : 협대역 사물인터넷, eMTC(enhanced Machine Type Communication) : 향상된 기계형 통신

3GPP Release 17의 NR-NTN은 투명형(transparent, 흔히 bent-pipe) 탑재체에 초점을 맞췄습니다[5]. 투명형 위성은 [그림 3]과 같이 수신한 무선 주파수를 변환∙증폭해 지상으로 전달하는 중계기 역할을 하고, 기지국(gNB) 기능과 5G 코어망은 지상에 남습니다. 3GPP의 TR 38.821 문서에서도 투명형 위성 접속을 지원하기 위해 기존 NG-RAN(Next Generation Radio Access Network)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필요는 없다는 방향을 제시합니다[6]. 이러한 변화로 인해 지상 5G의 지리적 커버리지와 복원력을 보완할 수 있습니다.

그림 3. 투명형(transparent) 탑재체 방식[6]

차세대 위성 통신 네트워크: 6G NTN

※ 2026년 현재 6G는 완성된 표준이 아닙니다. 3GPP Release 20은 6G 연구를 진행하고, 첫 규범적 6G 표준은 Release 21에서 마련될 예정입니다[7][8]. 아래 내용은 ‘6G에서 확정된 기능’이 아닌, 여러 표준화∙연구 프로젝트가 검토하는 방향으로 작성하였습니다.

5G NTN에서 6G NTN으로 넘어가며 진화·확대되는 핵심 방향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됩니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갈 점은, 재생형 탑재체(Regenerative Payload)와 위성 간 링크(ISL, Inter-Satellite Link)가 6G에서 처음 등장하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이미 3GPP Release 19의 5G-Advanced NTN 표준에서도 해당 구조가 다뤄지고 있으며, 6G에서는 이를 다계층·다사업자 환경에서 보다 밀접하게 통합·고도화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발전하고 있습니다[5][10]. 대표적인 핵심 고도화 방향 세 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재생형 탑재체와 온보드 처리: 재생형(regenerative) 탑재체는 [그림 4]와 같이 위성에서 신호를 단순 중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지국(gNB) 기능의 일부 또는 전부를 수행합니다. 탑재 기능과 기능 분할 방식에 따라 위성에서 라우팅∙자원관리∙엣지처리 같은 기능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5][10].

2. 위성 간 링크: 위성 간 링크(ISL)가 있으면 단말을 서비스하는 위성이 그 순간 지상 게이트웨이를 직접 볼 수 없어도, 다른 위성을 거쳐 게이트웨이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서비스 중인 위성은 매 순간 동일한 게이트웨이에 직접 연결될 필요가 줄어듭니다. 이는 경로 선택의 유연성을 높이고 서비스 연속성 확보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10].

3. GEO∙MEO∙LEO∙HAPS를 아우르는 다계층 통합: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IMT-2030 프레임워크는 유비쿼터스 연결(ubiquitous connectivity)을 6G 핵심 사용 시나리오 중 하나로 제시했습니다[9]. 또한 EU Horizon Europe/SNS JU의 지원을 받은 6G-NTN 컨소시엄의 D3.7 보고서는 정지궤도(GEO), 중궤도(MEO), 저궤도(LEO), 고고도 플랫폼(HAPS)과 지상망을 결합한 3차원 다계층 구조를 제시합니다[10].

그림 4. 재생형(regenerative) 탑재체 방식[6][10]

이러한 방향은 위성·지상망 간 경로 선택과 자원 활용의 유연성을 높여, 커버리지와 서비스 연속성을 보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새로운 구조를 보안 관점에서 보는 법

지금까지 살펴본 6G NTN에서는 구성요소∙인터페이스∙운영 주체가 늘고 연결 관계가 복잡해지면서, 공격 표면과 보안 관리의 범위도 확대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자산을 보호하려면 단순히 사이버 위협 목록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보호할 자산, 데이터 흐름, 외부 의존성, 공격자, 신뢰 경계, 가능한 오용 시나리오와 대응책을 구조적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이 과정을 흔히 위협 모델링이라고 부릅니다.

지상 5G는 가상화∙슬라이싱∙다중 사업자 구조로 복잡하지만, NTN에서는 이동하는 위성, 시간에 따라 변하는 우주 링크, 게이트웨이와 위성 관제, 여러 궤도∙클라우드 사업자가 추가되어 데이터 경로와 책임 경계가 더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보안 관점에서 특히 살펴볼 지점은 다음 세 가지입니다.

1. 변화하는 신뢰 경계: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의 IR 8270 보고서는 하나의 위성 운용 구조가 단일 사업자의 통제 아래 놓일 수도 있고, 여러 공공∙상업∙민간 소유자가 나눠 운영할 수도 있다고 설명합니다[11]. NIST IR 8441 보고서는 하이브리드 위성망을 서로 독립적으로 소유∙운영되는 단말, 안테나, 위성, 탑재체 등의 결합으로 정의합니다. 또한 구성요소마다 보증 수준이 다를 수 있으므로, 참여자 간 인터페이스와 개별 구성요소의 보안 상태를 중점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12]. 여기에 동적 라우팅·핸드오버, 서비스 위성∙게이트웨이의 변경이 더해지면, 보안 관점에서 트래픽이 통과하는 신뢰 영역도 시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10]. 정리하자면 보안의 경계가 조직과 인터페이스에 따라 다층적으로 존재하므로, 현재 경로 뿐만 아니라 경로가 바뀔 때 어떤 신뢰 영역을 새로 통과하는지, 어느 지점에서 인증∙암호화∙정책 집행∙로그 수집이 이뤄지는지 그릴 수 있어야 합니다.

2. 분산되는 관측 지점: 투명형 NTN에서 사용자 트래픽은 위성을 거쳐 지상 게이트웨이와 gNB∙5GC로 전달되지만, 보안 기능과 관측 지점은 게이트웨이뿐 아니라 gNB∙5GC∙관리망 등 여러 지점에 존재합니다. 재생형 탑재체, ISL, 복수 게이트웨이를 사용하는 구조에서는 트래픽 경로와 일부 처리 위치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위성∙ISL∙게이트웨이∙코어망의 로그와 탐지를 연계하고, [그림 5]와 같이 경로가 바뀌어도 보안 정책을 일관되게 적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3. 까다로운 복구와 수명주기 관리: 위성도 원격으로 소프트웨어를 갱신하고 재구성할 수 있지만, 지상 장비처럼 사람이 직접 찾아가 부품을 교체하기는 어렵습니다. 많은 위성 시스템은 장기간 운용되고 전력∙연산∙통신 자원이 제한되며, 발사 뒤에는 설계 변경의 폭도 좁아집니다. 그래서 공급망과 개발 단계의 보안, 안전한 원격 업데이트, 암호키 교체, 장애 복구 모드, 임무 종료 후 자격 증명과 데이터 처리까지 수명주기 전체를 위협 모델에서 다룰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림 5. 투명형(상)과 재생형(하) 탑재체의 관측∙정책 집행 지점 변화 예시

마치며

5G NTN은 지상 인프라가 닿기 어려운 지역으로 이동통신 커버리지를 확장하고 있으며, 6G NTN 연구는 여러 궤도∙플랫폼과 지상망을 통합해 TN/NTN 간 이동성과 자원 관리를 더 유연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이러한 구조 변화와 그에 따라 새롭게 고려해야 할 보안 관점에 대해 개념적으로 살펴보았습니다.

현재 6G NTN 보안은 전 세계적으로도 표준화 및 구체적인 연구가 한창 진행 중인 최첨단 분야입니다. 우리 연구팀 역시 이러한 국제적 흐름에 발맞추어, 본 구조와 보안 관점을 바탕으로 6G NTN 환경의 주요 자산과 인터페이스를 식별하고 실질적인 위협 시나리오를 단계별로 도출하는 후속 연구를 활발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발표될 연구 성과에도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참고자료

[1] Viasat, “KA-SAT Network cyber attack overview,” 2022. 3. 30. https://www.viasat.com/perspectives/corporate/2022/ka-sat-network-cyber-attack-overview/
[2] “Satellite outage affects remote control of 5,800 Enercon turbines,” Renewables Now, 2022. 3. 1. https://renewablesnow.com/news/disrupted-satellite-connection-hits-5800-enercon-turbines-report-775234/
[3] N. Boschetti, N. G. Gordon, G. Falco, “Space Cybersecurity Lessons Learned from the ViaSat Cyberattack,” AIAA ASCEND 2022. https://doi.org/10.2514/6.2022-4380
[4] ITU, “Facts and Figures 2025 – Measuring digital development,” 2025. 11. https://www.itu.int/itu-d/reports/statistics/facts-figures-2025/
[5] 3GPP, “Non-Terrestrial Networks (NTN),” 2024. 5. 14. https://www.3gpp.org/technologies/ntn-overview
[6] 3GPP TR 38.821 V16.0.0 (2019-12), Solutions for NR to support non-terrestrial networks (NTN), Release 16. §4.1 Figure 4.1-1 및 Figure 4.1-2, §5.1, §5.1.3, §5.2.1. https://www.3gpp.org/ftp/Specs/archive/38_series/38.821/
[7] 3GPP, “Release 20.” https://www.3gpp.org/specifications-technologies/releases/release-20
[8] 3GPP, “Release 21.” https://www.3gpp.org/specifications-technologies/releases/release-21
[9] Recommendation ITU-R M.2160-0, “Framework and overall objectives of the future development of IMT for 2030 and beyond,” 2023. 11. https://www.itu.int/rec/R-REC-M.2160
[10] 6G-NTN Project, “D3.7 Report on 3D Multi Layered NTN Architecture,” 2026. 2. https://6g-ntn.eu/wp-content/uploads/2026/02/6G-NTN_D3.7_r1_v00.pdf
[11] M. Scholl, T. Suloway, “Introduction to Cybersecurity for Commercial Satellite Operations,” NIST IR 8270, 2023. 7. https://doi.org/10.6028/NIST.IR.8270
[12] J. McCarthy et al., “Cybersecurity Framework Profile for Hybrid Satellite Networks (HSN),” NIST IR 8441, 2023. 9. https://doi.org/10.6028/NIST.IR.8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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